PEOPLE

도시속 작은 스토리

제가 좋아하는 노래가사가 하나 있어요. 아델의 노래, when we are young에서 나오는 구절인데 이렇게 말을 하죠, “Let me photograph you in this light, in case it is the last time”. 바라보는 대상은 다르지만, 저에게 있어 무언가를 위한 사진이나 누구를 위한 사진을 찍을때는 모든 경우조차 놓치지 않기 위해 마지막인 것처럼 최선을 다해 사진을 담으려 노력해요.

어렸을때부터 아버지의 사진 찍는 모습에 무의식적인 영향을 받아었던 수아킴은 이젠 그녀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사진들을 대중들에게 다가가 보여주고 있습니다. 


수아킴이 바라보는 관점은 우리와 조금 다르다는걸 알수 있었습니다. 지나가는 행인들의 발걸음 형태, 팔을 들어올린 소매의 라인, 그리고 저 멀리서 보여지는 건물속 창물의 모양 등 라인적인 형태에 주관적인 표현의 목적을 찾으려고 합니다.

그녀는 사진을 찍는다의 개념속엔 움직임이 작지만 사소하고 미묘한 묘사를 통해 이야기를 전달 해 줍니다. 일상생활에서 

흔하게 지나치는 모습, 행위, 일, 공간, 그리고 시간들을 분해해서 그녀만의 시각으로 바라봅니다. 


작가의 생각과 감정, 그리고 바라보는 관점을 사진이 설명해 주지만, 사진을 바라보는 이 로써 그들이 가지고 있는 순수한 경험과 작가의 관점을 조합하여 새로운 스토리리를 만들 수 있도록 해 줍니다. 그녀는 포토그래퍼이지만, 동시에 스토리텔러 

입니다. 


현재는 서울 신사동에 위치한 그녀의 스투디오에서 지난 날을 돌아보며 2022 NOEMIE 브랜드 룩북 촬영을 마치고 며칠 후 그녀가 생각하는 가치관, 시간, 그리고 그녀만의 관점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상의) Black leather jip-up jacket

(하의) Black wide sweatsuit

사진의 첫걸음

아마 무의식적으로 사진에 익숙해진게 아버지가 아닐까 싶어요. 아직도 기억나는 몇가지 일화들이 있어요. 초등학교 4학년때 아버지가 야시카 필름 카메라를들고 친구들의 단독사진, 단체사진, 그리고 졸업사진등을 찍어주고 그 친구들을 위해 사진관에서 필름 현상을 해 전달해 줬던 기억이 또렷히 나네요. 가족사진을 찍을때도 남다르게 집중해서 찍었던 적이 많았어요. 가족여행으로 경주의 문화유산 왕릉 배경으로 찍었을때도 그때 높낮이의 리듬을 매우 신경쓰신 아버지의 영향들이 저에게 내면 깊숙이 받아들였던 것 같아요. 

그리고 이후에는 호텔경영쪽을 공부하다 우연히 웨딩업체 사진 어시스턴트를 할 기회가 생겨 일을 했던 적이 있었어요. 그 당시의 보스가 정해진 틀이 있던 전형적인 웨딩사진 모습 대신 내가 잘 표현할 수 있는 방식대로 작업한 것에 지지를 해주셨었고, 그 덕분에 크게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어요.

수아 킴 의 정체성

한국에서 태어나 어린나이에 미국으로 넘어가서 20년 이상을 넘게 살게 되다보니, 내 자신이 한국 고유의 문화를 가진 사람이지만 미국의 다양한 문화를 가진사람이 될 수 있는 스위치가 있다고 생각해요. 마치 스위치를 온/오프 하는 것처럼, 저의 정체성도 동일합니다. 그 스위치가 제가 작품을 만들어나갈때 큰 영감과 방향을 만들어 주곤 하죠. 이건 저에게 가장 큰 정체성이라고 생각해요.

작품 세계

일상에 우리가 다 스치는 것들을 기억해 두었다가 담아두어요. 정돈된 프레임안에 누구라도 스쳤을 한 일상을 담는게 일상인 것 같아요. 그렇게 하기 위해서 제가 사진을 만들어 나가는 요소들 중 크게 신경쓰는 2가지가 있어요. 라인과 빛 입니다. 특히 지나가는 사람들의 라인들을 무의식적으로 항상 신경쓰는 것 같아요. 사람들이 대화를 하거나, 움직이는 그 상황에 놓여진 실내 혹은 실외 배경에서의 조화 속 라인들을 항상 인지해두고 다음을 위해 머리속에 입력을 해두어요. 앞으로의 사진촬영에 있어 예상되는 범위의 한계를 계속해서 늘려나갈 수 있기 때문이죠. 이 과정들이 앞으로도 유지가 되어 나이가 든 사진이 아닌 연륜을 갖는 사진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선호하는 패션 스타일

저는 개인적으로 2가지 색을 넘어가는 의류 스타일을 추구하진 않아요. 주변환경을 심플하게 유지하는 것 뿐만 아니라 의류 스타일 자체도 심플하게 유지하려 해요. 의도하지는 않지만 저의 성격들이 옷으로 표출될 때가 종종 있는것 같아요.

그리운 것

저는 미국의 가을 11월이 항상 그리워요. 10월의 마무리 할로윈이 지나가면 11월 말에 다시 찾아올 추수감사절이 항상 있어요. 한국에서는 추석과 같은 거죠. 11월이 시작되면 추수감사절을 준비하는 집집마다의 노랗고 따듯한 분위기가 여기저기서 뿜어져 나오죠. 그 때의 따듯한 감정은 말로 이룰수가 없어요. 동네를 산책할때 느껴지는 Pumpkin Spice 냄새는 여기서 쉽게 맡기 힘들기 때문에 그때의 냄새가 더 생각이 나는것 같아요. 그리고 뉴욕에 있었을 때 느껴지는 차가운 밤길이 제가 지내는 이곳과 사뭇 다르다고 종종 느껴요. 마치 차분한 차가움 이랄까, 무언가를 준비하는 차가움이죠. 그리움과 동시에 다음을 향한 설렘을 이끌어 주는 기억들이죠.

*Gallery 1

*Gallery 2

"높낮이가 비슷한 건물들이 있어도, 그 지역마다 오후 4시에 전해주는 느낌은 다 달라요"

도시가 주는 영향

제가 생각하는 빛의 가장 이쁜 타이밍은 오후 4시라고 생각해요. 어떠한 도시를 가도 오후 4시에 빛이 주는 도시의 모습들이 모두 다르다는 걸 느껴요. 저와 세월을 함께 했었던 많은 도시들, 오하이오, 버지니아, 워싱턴디시, 메릴랜드, 뉴욕 그리고 서울 등 모두가 달라서 특별하게 다가오죠. 그 빛을 다 다르게 담는 일에 많은 재미를 느껴요. 그래서인지 도시를 생각할 땐 오후 4시가 항상 상기가 되요. 그렇지만 4시에서 시간이 조금씩 흘러가게 되면 건물 사이사이에 들어와있던 빛이 다시 돌아가는 모습을 볼때 너무 아쉽게 느껴지죠. 나중에 한번 오후 4시를 같이 느껴봐 주세요.

계절이 주는 영향

계절은 노래랑 같은것 같아요. 저는 봄노래, 여름노래,  가을노래,  그리고 겨울노래 모두 나누어서 듣는데 그때마다 저의 마음가짐이 달라져요. 확실하게 계절이 보여주는 환경적 모습과 함께 제가 받아들이고 행동하는 에너지가 달라요. 새롭게 새해를 시작하는 봄날이 되면 저의 마음가짐이 겸허해지죠. 그 순간에는 클래식을 듣게 되요. 제가 미국에 있다가 한국에 처음 들어왔을때가 여름이였었는데, 그때 자주 들었던 노래가 토이의 ‘여름날’ 이였죠. 이 노래는 여름이 될때마다 듣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제일로 좋아하는 가을엔 Earth Wind and Fire의 ‘September’을 꼭 들어요. 설레는 제 마음을 더 펌핑해주는 기분이죠. 스투디오 이름을 고안할때도 큰 역할을 했던 계절입니다. 겨울에는 두말할것도 없이 캐롤입니다. 저만의 캐롤이 아니라 모두의 캐롤이죠.

좋아하는 소울푸드

한국사람들이라면 어렸을때 한번씩은 계란밥을 먹어본 기억이 있을거예요. 손이 많이 안가고 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요리이기 때문이죠. 근데 저에겐 보통 계란밥과 아주 조금 다른 레시피가 있어요. 먼저 후라이팬에 올리브 오일을 올려주고 계란을 스크램블을 만들어 줘요. 그 위에 밥을 올리고 볶아 으깨주고 깨로 많이 덮어줘요. 기호에 맞게끔 넣어주면 되지만 저는 한웅큼을 넣어 비벼줘요. 후추까지 넣어 비벼준 밥을 접시로 올려 마지막으로 간장을 넣어 저만의 소울푸드를 완성합니다. 이 계란밥은 여전히 배고플때마다 현재까지도 요리해 먹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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